정말 오랜만의 분당 번개였습니다.
퇴근 하면서 하늘을 보니 옅은 구름이 있기는 하지만 파란 가을 하늘 같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일기예보로는 밤에는 구름이 없을 것이라고 하고 차에는 토요일 밤에 관측하면서 아직도 철수하지 못한 장비가 그대로 실려 있고...
황교수님께 전화를 했지요.
오랜만에 신나게 칼싸움이나 하자고.....
흔쾌히 승낙을 하셨습니다.
하늘이 별로인지라 혹 다른 일이 있으시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도착해서 본 분당의 전원주택지는 여전히 그대로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닥에 모래가 많았습니다. 지난 장마기간에 쓸려 내려온 듯한 모래들이 푹푹....^^
장비를 설치하자니 모래 먼지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안산 일대학의 포장된 곳에서 관측을 했더니 이런 것까지 걱정이 되는군요.
장비를 설치하고 나니 김형석씨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이 몰려 오기 시작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모였습니다.
장비를 가지고 오신분도 계시고 그냥 몸만 오신분들도 계시고...
사람 볼려고 왔다고 하더군요. 그동안 무척이나 그리웠던 모양 입니다.
구름으로 인하여 좋은 투명도는 아니었지만 간간히 보이는 달이 우선 관측 대상이었습니다.
어제가 보름이었기때문에 그리 볼만한 대상은 없었지만 다행이도 약간의 분화구들이 보여서 이것 저것 볼 수 있었습니다.
시상은 5/10정도 되어 보이더군요.
별을 볼때는 에어리디스크와 회절링들이 보였습니다.
사실 오늘의 번개의 목적은 거의 비슷한 사양을 가진 황교수님 망원경과의 성능 비교였습니다.
물론 황교수님 망원경을 이겨 보겠다는 것은 아니고 황교수님의 망원경을 기본으로 하여 얼마나 근접하느냐 하는 것을
보고 싶었습니다.
광축을 정확히 맞출 수 없었고 또한 밀러 한쪽에 스트레스가 있는 상태라 정확한 비교는 되지 못하겠지만
대충은 비교가 가능 하리라 생각 되었습니다.
1. 주경의 비교
HP250은 회절링이 아주 교과서적 입니다.
제가 본 회절링 중에서 이만큼 정확한 회절링은 본 적이 없습니다.(굴절 빼고...)
또한 회절링의 간격과 크기가 거의 일정 합니다.
그리고 가장 바깥쪽의 회절링의 분산된 듯한 현상도 거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초점 전후 상이 완벽하다는 것 입니다.
로이스 250은
가장 바깥쪽 회절링이 사방으로 분산된 듯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것이 시상에 의해서라고 하는데 과연 그런지....
회절링의 간격은 약간 차이가 있고 초점전후 상도 약간 다릅니다.
2. 분해능 테스트
헤라클레스 자리에 0.79초짜리 이중성을 보왔습니다.
시상이 그리 좋지 않아서 완벽하게 이중 분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2개로 분해는 되었습니다.
회절링이 서로 엉커 있는 모습의 땅콩 모습과 2개의 별을 구분해 볼 수 있었습니다.
HP250은 광축이 정확한 관계로 로이스 보다 좀더 완벽하게 분해가 되어 보이는 듯 했고요.
로이스는 광축이 정확하지 못하여 콤마가 보이는 관계로 분해는 되는데 약간 서운한 감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명성이 자자한 HP250과의 비교에서 실망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약간만 더 손을 보면 아주 좋은 망원경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즐거운 관측과 보고 싶은 분들과 함께 한 번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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